촘스키, 고뇌의 땅 레바논에 서다 요새 읽는 것



앞서 쓴 빈곤 문제와 함께 아마도 인류 최대의 난제 중 하나인 중동 문제를 다룬 책이다. 촘스키가 전면에 나서긴 했지만 촘스키와 더불어 중동 문제, 레바논 문제에 대한 여러 사람의 글을 모은 책이라고 보면 좋겠다. 뒷부분에는 직접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겪은 레바논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이라고 써도 될 지 모르겠지만)이 담겨 있어 실상을 알아보는데 꽤나 도움이 된다. 책의 시점이 2006년 정도에 맞춰져 있어 지금과는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의 對팔레스타인 정책이나 미국의 중동 정책이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읽는데 크게 무리는 없다. 그만큼 중동 문제 해결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말도 된다.

촘스키는 대표적인 미국의 진보학자다. 언어학 교수이지만 그보다는 활발한 사회참여로 더 이름을 떨쳤다. 베트남전쟁을 앞서서 반대했으며 그 이후 벌어진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대외 정책에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90년대 이후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질서의 야만성에 대한 비판에도 앞장섰다. 이 책도 그 연장선 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가하는 추악한 행위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촘스키는 2006년 5월 레바논을 방문했으며 그때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등을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인터뷰 내용도 이 책에 실려 있다.

최근 슬라보예 지젝이 촘스키를 '너무 순진하다'고 비판하고 나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젝은 촘스키가 그저 반미주의만을 외친다고, 조지 부시가 나쁜 놈이라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쁜 놈'에게만 집중하면 다른 나쁜 놈에게는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젝은 최근 시리아 상황을 두고, 러시아의 푸틴이 미국의 일방적 공습 방안을 비판하면서 개입했는데, 나쁜 미국과 싸우는 러시아의 푸틴은 좋은 녀석이라고 볼 수 있는지. 반미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좌파 일각의 관점은 구식이라고 예를 들었다.)

뭐 다 일리가 있는 얘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촘스키나 대단한 인물인 건 유대계이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구린 점을 꾸준히 비판하고 사회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아닐까. 누구나 미국이 하는 일이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는 쉽지 않다. 그 점에서 촘스키는 세계적인 '좌파' 석학일 수밖에 없다.

덧글

  • 코로로 2013/10/02 01:55 #

    킬링필드랑 문화대혁명 옹호한 사람이란 부분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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