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하균신 잉잉 요새 보는 것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영화. 집에서 본 것도 이유 중 하나였겠지만 스토리 속으로 도저히 빠질 수가 없었다. 다시 바꿔 말하면 굳이 뚫어져라 모니터 화면을 쳐다보고 있지 않더라도 내용 전개가 다 파악이 되는 그런 영화랄까. 이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이고 결론은 어떻게 날 것이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들은 뭐 어떻게 될 것이다. 이런 얘기 말이다. 신하균은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온 서울 시내를 뛰고 구르고 날고 난리부르스를 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를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 (팬으로서) 그의 다친 몸이 더 걱정됐던 영화, 런닝맨이다.


차종우(신하균)는 나쁜 아빠의 전형. 어릴 때 사고쳐서 아들 기혁(이민호)을 낳아놓고는 계속 밖으로만 떠돈다. 도둑질, 빈집털이 등을 열심히 한 결과 전과 4범이 되어 반지하방에서 기혁과 함께 겨우겨우 살고 있다. 도움을 주는 문 목사(주현) 덕에 카센터에 취직해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 그. 당연히 기혁과의 사이는 좋지 않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겹치고 겹쳐 공부를 잘했지만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만다.

그러거나 말거나 종우는 열심히 돈을 번다. 막 사는 것 같은 그도 '아버지'라는 자각이 있었고, 기혁과 함께 반지하방을 벗어나 번듯한 집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 낮에는 카센터에서, 밤에는 콜 운전을 하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만원에 서울 전역을 다니던 그에게 갑자기 50만원이라는 거금을 제시하는 '대박고객'이 나타난다. 자신을 공항까지 태워다주면 100만원까지 주겠다는 고객을 만나 쾌재를 부르던 종우. 잠깐 자신이 화장실을 갔다오는 사이 뒷좌석에 타 있던 그 대박고객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졸지에 살인 용의자가 된 종우는 도주를 시작한다.


건물에 매달리고 카트를 타고 질주하는 등, 종우는 그야말로 서울 시내를 구르고 뛰고 난리법석을 떤다. 처음엔 단순히 살인 용의자로만 쫓긴다고 생각하던 종우는 국정원과 이름 모를 국제조직 등이 자신을 잡으러 뛰어든 것을 알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대박고객의 폰을 갖고 있어서 쫓긴다는 것을 알게 된 종우. 그를 쫓던 형사 상기(김상호)와 박 기자(조은지) 또한 대박고객이 국방부의 차세대 전투기 런칭 사업인 비룡사업 건과 관련해 뭔가 비밀을 갖고 있는 국제 스파이임을 알게 된다. 종우는 문 목사가 돌봐줬던 건달들 중 암호 해독 전문가인 도식(오정세)을 찾아가 대박고객 폰 속의 암호를 해독한다. 


그리고 뭐. 우여곡절은 많지만 일단 영화는 해피엔뒹!!! 기혁과 종우와의 관계도 그럭저럭 봉합된다. 다들 예상했던 결과겠지만. 하균신에게 저렇게 큰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말도 안 되지만(가슴이 아프지만) 영화니까 봐줄게.....그르릉.

스토리만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이런 스토리가 너무 뻔해서 집중이 안 된다는 점에 있다. 추격 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밌기 마련.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주인공이 어떤 사건에 말려들고, 알고 보니 이 사건이 정말 대박 사건이고, 그렇게 쫓기면서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정의를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되는 주인공. 그의 의협심과 영웅심은 미화되고. 뭐 아들이나 부인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 일을 겪으며 다시 좋아지고. 이런 스토리 자체가 좀 아쉬웠다. 20세기폭스에서 처음으로 투자한 우리나라 영화라고 하는데, 가장 헐리우드적 스토리가 많이 담긴 영화라서 투자를 했겠지. 덕분에 추격신은 볼 만 했다만. 아예 새롭거나, 아예 신파조로 나가서 감동을 뚝뚝 쥐어짜는 게 아닌 이상 인제 대중영화는 식상함을 벗어나야 하는 것 같다.

p.s. 하균신 잉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