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산책자 요새 읽는 것


도쿄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세이가쿠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재일 한국인 2세 강상중 교수의 에세이집. '도쿄 산책자'란 이름에 걸맞게 도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거기에 얽힌 역사와 정서 등을 담담하게 얘기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롯폰기나 신주쿠 등 번화가는 물론이고 그 외 신사나 행궁, 증권거래소 등 놓치기 쉬운 곳까지 조목조목 둘러본다. 여행서로 보기엔 좀 정보가 부족하고 (특히 젊은이들에겐-_-) 그냥 일본인으로 자란 작가가 일본의 심장 도쿄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궁금하다면 읽기 재밌는 책.

뭐 그렇다고 재일 한국인으로 겪었던 가슴아픔 등이 세세히 나오진 않는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계속 일본식 이름을 쓰고 일본인의 정체성을 갖고 살다가 젊은 시절 어느 한 순간 큰 충격을 겪고 그때부터 한국 이름 '강상중'을 쓰기로 했다는 언급을 하지만 그게 끝이다.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반반 가진 작가는 서울과 도쿄를 비교해가며, 한국인과 일본인을 비교해가며 얘기를 풀어놓는다.

사진도 많고 (작가 사진이 너무 많아서 좀 놀라긴 했지만....) 책 편집도 깔끔하고. 아무래도 20대 후반~ 40대 초반 여성 독자층을 노린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싶다만. 오늘같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따끈한 차 한 잔 하면서 술술 읽으면 좋을 책. 출판사는 사계절이구나. 책 내용에 비해 책값이 좀 비싼 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