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3 요새 읽는 것


오랜만에 다시 잡은 '봄날'. 권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광주의 상황도 극한으로 치닫는다. 너무나도 생생한 묘사와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등장인물의 육성 덕에 책을 잡으면 슥슥 읽힌다. 이 책도 이동 시간 중간중간마다 읽었는데 3일? 4일?만에 다 읽었다. 어제는 집에서 오빠 여행 계획 짜는 거 도와주면서 축구도 보면서 슬슬 읽었는데도 다 읽었다. 그렇다고 해서 설렁설렁 대충 읽은 건 절대 아니다. 하나하나씩 곱씹으면서, 눈에 힘을 주면서 읽었다.

3권의 배경은 5월 20일에서 21일이다. 물론 1980년. '봄날'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만 설명을 드리자면 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때 광주 상황을 생생하게 재연해 놓은 책이다. 광주 시민들은 물론이요 당시 투입되었던 공수부대와 경찰 등의 이야기가 꽉 들어차있다.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공수부대와 맞서싸울 방법을 모색하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시내버스와 고속버스 등을 몰고 진압부대에게 돌진하기도 하고, 장갑차 등 군수 차량을 만드는 아시아자동차 공장에 들어가 장갑차를 몰고 나오기도 했다. 모두 실화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그렇게 자구책을 모색하면서 시위대의 숫자도 점점 늘어난다. 전남도청을 사수하는 공수부대에 맞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둥그렇게 도청을 포위하는 대치가 계속 이어진다. 산발적으로 충돌도 있지만 공수부대도 이미 지쳤다. 시위대가 늘어나며 보급로도 막혀 비상식량으로만 연명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공수부대에서 실탄 발사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처음에 살짝만 겁을 주면 잠잠해지겠지 했던 시민들의 숫자가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총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공포탄을 몇 번 쏴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위대는 줄어들지 않는다. 잡아간 시민들을 개잡듯이 패면서 분노를 다스리는 수밖에 없다.

광주는 점점 뜨거워져 간다. 그 와중에도 언론은 광주의 소식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극과 극에 몰린 시민과 공수부대, 대치는 계속된다.